충남 아산 신창면, 21번 국도변에 1977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켜 온 신창휴게소 안에 좀 뜻밖의 공간이 하나 있다. 이름은 학식. 일본 가정식을 콘셉트로 운영하는 식당이다. 가락국수나 베이커리 뺑드슈를 목적으로 찾아온 손님들이 메뉴판을 보고 잠깐 멈추는 곳이기도 하다.
아산 하면 온양온천, 현충사, 곡교천 은행나무길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그런 아산의 로컬 정서와 일본 가정식이라는 조합이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일본 가정식은 이미 국내에서 꽤 깊게 일상화된 장르다. 카레, 돈까스, 오야코동, 우동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음식들은 어느 동네 식당에서나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학식은 그 익숙한 결의 음식들을 여행길 혹은 일상적인 한 끼로 내놓는 공간이다.
신창휴게소는 단일 브랜드 하나로 운영되는 휴게소가 아니다. 역사가 깊은 신창가락국수, 매일 굽는 뺑드슈 베이커리, 학식 등 신원물산이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들이 한 지붕 아래 모여 있다. 운전자가 잠깐 들르는 공간이 아니라, 아산 신창면을 찾는 사람이라면 식사부터 커피, 빵까지 해결하고 갈 수 있는 복합 공간에 가깝다. 학식은 그 구성 안에서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원하는 손님을 위한 자리다.
메뉴는 토리텐(소금·소스·반반), 토리텐 카레, 규동, 쇼가야키로 구성되어 있다. 닭 튀김인 토리텐을 중심으로 카레와 덮밥류까지 갖춘 라인업이다. 기름지지 않고 간이 세지 않은 조리 방식은 긴 여행길 중간에 배를 채우기에도 부담이 없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로, 점심 한 끼를 위한 공간으로 보면 된다.
신창면은 순천향대학교가 도보로 2~3분 거리에 있는 동네다. 육교 하나를 건너면 바로 캠퍼스다. 그래서 신창휴게소는 외지에서 차를 몰고 온 여행객만큼이나 근처에 사는 학생, 교직원, 지역 주민이 자주 들르는 공간이다. 학식이라는 이름도 그런 일상적인 쓰임새와 무관하지 않다. 교내 학생 식당 같은 친근함을 의도적으로 담은 이름이라는 해석도 자연스럽다.
신창휴게소를 아산 맛집으로 소개할 때 대부분은 가락국수를 앞에 세운다. 49년째 직접 면을 뽑아 멸치 육수로 끓여 온 가락국수는 그 자체로 사라져 가는 음식 문화의 원형을 지키는 이야기가 있다. 학식은 그 이야기와는 결이 다르다. 오래된 것을 지키는 자리 옆에, 조금 다른 취향과 기분을 가진 손님을 위한 선택지를 하나 더 놓아 둔 셈이다. 한 공간 안에서 전혀 다른 두 끼의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창휴게소의 조용한 강점이다.
아산을 지나거나 신창면 쪽으로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목적지를 신창휴게소로 잡아도 모자라지 않다. 가락국수 한 그릇으로 시작해서 뺑드슈의 빵을 하나 집어 들고, 혹은 학식에서 일본 가정식 한 상을 받아 앉아도 좋다. 1977년에 문을 연 휴게소가 2026년에도 여전히 진화 중이라는 사실이, 이 공간을 단순한 경유지가 아닌 목적지로 만들어 준다.
- 위치: 충남 아산시 신창면 온천대로 725
- 학식 운영시간: 오전 10:30 – 오후 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