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신창면 21번 국도변에 49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는 휴게소가 있다. 1977년 문을 연 신창휴게소다. 수십 년째 이 길을 오가던 사람들이 으레 기억하는 곳이고, 요즘은 아산 맛집이나 아산 가볼 만한 곳을 찾는 이들의 검색 결과에도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린다.

신창휴게소의 간판 음식은 가락국수다. '가락국수'라는 이름은 1970년대 국어순화운동 때 '우동'을 우리말로 고쳐 부르면서 생겼다. 굵은 국수 가락에서 따온 말이다. 다만 일본식 우동이 가쓰오부시 육수를 쓰는 것과 달리, 한국식 가락국수는 멸치와 다시마로 맑게 국물을 낸다. 같은 듯 다른, 우리 입맛에 맞춰 자리 잡은 음식이다.

1980년대까지 가락국수는 기차 여행의 상징이었다. 미리 삶아 둔 면에 끓인 멸치 국물을 붓기만 하면 되니, 기차역 플랫폼에서 빠르게 내고 빠르게 먹기에 딱 맞았다. 천안역을 비롯한 전국의 역과 휴게소마다 김이 오르는 가락국수 한 그릇이 있었다. 그러나 교통이 빨라지고 길 위의 풍경이 달라지면서 그 문화는 조금씩 사라졌다. 지금은 전문점을 찾기 어렵고, 대개는 식당의 사이드 메뉴 정도로만 이름을 잇는다.

신창휴게소는 그 드문 예외다. 공장 면을 들여오지 않고 매장에서 반죽을 직접 치대 면을 뽑는다. 멸치 육수도 직접 우린다. 갓 뽑은 면을 진한 국물에 말아내면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 있다.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자가제면 가락국수인데도, 기본 신창가락국수는 한 그릇에 6,000원이다. 어묵·고기·비빔 가락국수는 각 7,500원. 어느 쪽을 골라도 정성에 비해 가격이 놀랍도록 수수하다. 단골들이 "예전 그 맛"이라고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21번 국도는 수도권에서 충남 서해안 방면으로 이어지는 남북 종관 도로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뚫리기 전까지 이 길을 주로 이용하던 사람들이 신창휴게소를 스쳐 갔고, 그 중 상당수가 가락국수 한 그릇을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30~40대 때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들렀던 이들이 이제는 그 아이가 어른이 되어 다시 제 자녀를 데리고 찾는다. 49년이라는 시간이 쌓아 올린 풍경이다.

가락국수만이 전부가 아니다. 신원물산이 직접 개발한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뺑드슈가 같은 공간에 입점해 있다. 충남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빵을 선보이며 아산 빵지순례 코스로도 입소문을 탔다. 뺑드슈는 잔여 빵을 푸드뱅크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역과의 연결도 이어 가고 있다. 학식, 이디야커피 등 다른 브랜드도 함께 있어 일행의 취향이 달라도 한자리에서 해결된다.

신창면은 가락국수 외에도 들를 이유가 있는 곳이다. 도보로 2~3분, 육교를 건너면 순천향대학교 캠퍼스가 이어지는데, 봄이면 벚꽃이 가득해 아산 벚꽃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주변으로는 아산 온천 지구와 이어지고, 콜버스 환승 거점이기도 해 대중교통 이용자도 찾기 어렵지 않다. 전기차 이용자라면 신창휴게소 주차장에 마련된 초급속 충전 설비도 반갑다. 350kW 1채널과 200kW 2채널을 갖춰 아산 전기차 충전소로서도 제 역할을 한다.

신창휴게소를 운영하는 신원물산은 1977년 개업 이후 아산 로컬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 인프라와 지역 상생 협력을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 사라져 가는 자가제면 가락국수의 원형을 지키는 것, 그것이 이 오래된 휴게소가 여전히 아산 맛집 목록에 살아 있는 가장 단단한 이유다.

  • 대표 메뉴: 신창가락국수 6,000원 / 어묵·고기·비빔 가락국수 각 7,500원
  • 위치: 충남 아산시 신창면 온천대로 725
  • 운영 시간: 매일 07:00–21:00